웨인 왕의 이전 영화 '조이럭클럽'이 너무 좋아서,
이 영화가 개봉되자마자, 코아아트홀엘 갔었다.
당시 사귀던 여자아이는 결국 따라오지 않았다.

이 영화를 통해서, 폴오스터를 알게됐다.
아버지때문에 싫어하던 사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기도 했었다.
크라잉게임에 나왔던 '포레스트 휘태커'가 또 나와서 좋았고,
'폴 역-윌리엄허트'와 '오기 렌 역-하비키이틀'의 나이든 중년의 묵직한 우정도 닮고싶었다.
오기의 크리스마스 추억도 따스했고,
아내와 딸과의 관계 맺음, 그리고 갈등에 대한 해결방식,
정이 넘치면서도 과도한 감정표현은 자제하는 어른스러운 태도들도 좋았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가장 가슴을 후벼파던 장면은,
오기 렌이 폴에게
매일 아침 7시, 몇십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신의 담배가게 건너편에서 자신의 가게를 향해 찍은 흑백사진 앨범을 보여주는데,
폴이 진정으로 사랑했고,
어느날 길을 건너기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있다가,
돌진한 트럭으로 인해 갑자기 세상을 뜬 자신의 아내,
그리고 그 일로 몇년간 우울증에 빠져 담배가게를 제외하고는 누구와도 담을 쌓고 지냈던
계기가 된 아내가,
죽기 몇분전 바로 오기가 찍은 사진에 담겨져있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오기의 품에서 오열하는 장면이었다.

영화였나, 책이었나, 아니면 누군가의 다른 글에서였나,
늘 이 영화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말,

'매일매일 일상이 쌓여 역사가 되었다'

:

김광석...Live~!

image &... 2006. 9. 7. 22:46 |




고딩시절 김광석을 좋아했다가, 동물원을 뛰쳐나가 프로로 독립한 김광석에
괜한 거리감을 가지던 즈음,
군대 입대 3일전, 라디로를 통해 그의 자살 소식을 들었다.
그때부터는 왠지 그가 짠하다는 생각, 내가 왜 이 노래 잘하는 사람을
별것 아닌 이유로 미워했나라는 자책에 늘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대학로 샘터파랑새극장, 학전소극장, 청송대에서 하모니카를 목에 걸고,
노래하던 모습이 선하다.
그리고 지금은 그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노래를 부른다.

8분 49초 이후의 두곡,
오랜만에 듣는
'너에게'와 '말하지 못한 내사랑'이 너무 진하다.
:

회사 동료 두사람

image &... 2006. 9. 7. 10:24 |

이제 1년반, 2년 가까이 일하게 된 사람들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맺고 끊음의 정확함이 미덕임을 상기시키며 살아야건만,
그저 맘편하게 생각하고 지내는 동료들이다.

해가 바뀌고, 두번의 개편을 통과하고 있다.
시간이 가고, 서로 미워하다가 정이 들고...그렇게 시간은 지나,

오늘은 9월 7일이다.
:

김기덕의 '시간'

film 2006. 9. 4. 01:42 |


















'시간'을 봤다.
거친 호흡으로 봉준호를 까댔는데, 어라.. 그게 오히려 마케팅이 되어버린 영화,
게다가 약간은 유순해진 탓인지
최근 김기덕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댄다.
우연처럼 배우들은 다시 말을 하기 시작했고,
성형수술 장면을 그대로 노출한 씬들이 약간 맘에 걸리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참으로 성실한 느낌의 영화였다.

같이 본 녀석은 좀 어렵다며 투덜거렸지만,
김기덕식 구성에 이젠 익숙해졌나보다.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90여분을 지냈다.

일상적으로 삶은 삼투현상을 일으키며 서로의 삶에 얽혀들어가고,
관계없는 자아들끼리 얽혀매여 상채기를 내었다가,
다시 보듬었다가 그러다 다시 껴안고 함께 나락을 향하는 장면의 연속이다.
그속에서 구원이란 무엇인가, 가능한가, 또 꼭 필요한가,
구원이라고 생각한게 타인이 보기엔
지옥 그 자체이기도 하지 않은가라는 물음들이 반복된다.
나쁜남자, 파란대문, 섬, 해안선, 사마리아....그리고 '시간'...
난 늘 김기덕 옹호론자 중 하나였다.
주변의 몇몇 패미니스트들의 격한 비판에도
그의 새로운 구성에 잠시 손을 들어주곤 했다.

세상에 비해서라기 보다,
기존 다른 영화들에 비해 파격적이었던,
그의 새로움에 이젠 익숙해져 버렸다면,
조금은 그와 거리를 두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살다보면 그리 어렵게 살지 않아도,
자신을 끝까지 밀어부쳐보지 않아도,
소소한 기쁨들, 자잘한 행복들에 웃을 수 있음이
곧 구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삶에 궁극에 닿는 듯한 찌릿한 느낌도
가끔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해.

허나 김기덕이 없었다면,
김기덕에, 김기덕의 궁극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차마 꿈엔들 가능했을런지...

:

주말을 잊은 TOP 개발

etc. 2006. 9. 3. 21:38 |


주말에 회사 나온게 참으로 오랜만임
그만큼 널럴해진건가...

예전엔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혼자 음악 틀어놓고 고개를 까딱거리며,
문서만드는거 디게 즐거웠는데 까마득허니 그 시절을 잊어버린듯,

열정의 문제인가...
암튼,

핸폰으로 찍어 잘 안나와서 아쉬운,
개편 준비하는 지섭님 사진이다.

밤을 잊고, 주말을 잊은 그대에게 찬란한 내일이 있기를...
:



도화 아래 잠들다

                                                                       김선우

동쪽 바다 가는 길 도화 만발했길래 과수원에 들어 색(色)을 탐했네
온 마음 모아 색을 쓰는 도화 어여쁘니 요절을 꿈꾸던 내 청춘이 갔음을 아네
가담하지 않아도 무거워지는 죄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온당한가
이 봄에도 이 별엔 분분한 포화, 바람에 실려 송화처럼 진창을 떠다니고
나는 바다로 가는 길을 물으며 길을 잃고 싶었으나
절정을 향한 꽃들의 노동, 이토록 무욕한 꽃의 투쟁이
안으로 닫아건 내 상처를 짓무르게 하였네 전 생애를 걸고 끝끝내
아름다움을 욕망한 늙은 복숭아나무 기어이 피워낸 몇 낱 도화 아래
묘혈을 파고 눕네 사모하던 이의 말씀을 단 한번 대면하기 위해
일생토록 나무 없는 사막에 물 뿌린 이도 있었으니
내 온몸의 구덩이로 떨어지는 꽃잎 받으며
그대여 내 상처는 아무래도 덧나야겠네 덧나서 물큰하게 흐르는 향기,
아직 그리워할 것이 남아 있음을 증거해야겠네 가담하지 않아도 무거워지는
죄를 무릅써야겠네 아주 오래도록 그대와, 살고 싶은 뜻밖의 봄날
흡혈하듯 그대의 색을 탐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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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시,
가끔 이렇게 철없고, 속절없이 어딘가 철퍼덕 주저앉어서 잠들고 싶다.

:

이재웅을 위한 변명 - 2

etc. 2006. 8. 28. 11:48 |

http://blog.chosun.com/blog.log.view.screen?blogId=110&logId=1385075

이재웅을 위한 변명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어느 기자가 쓴 다음커머스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 속에서 이재웅대표에 대한 믿음을 피력한 블로그 글이다.

째웅리...
사내에서 동료들끼리 우린 대표이사를 이렇게 부른다.
사장님은 더더욱 아니고, 이재웅대표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이재웅도, 재웅리도...아닌...째웅리...
( 사내 공식호칭은 이재웅님이지..ㅡ.ㅡ;)

사장방도 없고, 차도 없고, 비서도 없는...째웅리!

내가 다음에 입사한건 2002년 10월,
이젠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을 수 있을거다는 기대와
(이전회사가 완전 망했고, 그러나 난 그걸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오기에
8-9개월을 제대로 월급도 받지 않고 댕기다가 지치고 지쳐 걸래가 된 후에 퇴사했다.)
그래도 회사는 거기서 거기가 아니겠냐라는 시니컬한 태도로 Daum에 입사를 했었다.

입사후 열흘쯤이었나,
마케팅본부에서 준비하던 멤버쉽서비스에 대한 전사 PT가 있었다.
당시 제일 큰 회의실이었지만, 둘러 앉아봐야 30명을 넘지 못하는 회의실에
가득가득 사람이 차기 시작했다. 난 자리가 없어, 창가에 서있었다.
멤버쉽서비스는 늘 논란이 많았다. 회원이 몇천만인데, 이를 세그먼트해서,
로열티 높은 고객에게 그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해야한다...어쩌고 저쩌고...
지루해하고 있는 찰나...우리의 째웅리가 회의실로 입장했다.
흠...이런데 사장이 왜오나...그냥 보고 받고 승인 OR 반송하면 될일이지...
근데 어디 앉지...사장이면 맨 뒤 혹은 맨 앞에 앉아야하나...
그러나 이런...째웅리는 그냥 문앞에 서서, 팔짱을 끼고, PT를 듣고 있었다.
누구하나 일어서서 자리를 비키는 사람도 없었고,
그저 나와 똑같은 자세로 서서, PT하는 동료를 응시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만약 누군가 일어나서 자리를 비켰다...?
아마도 그사람 다른 사람들의 멸시를 못이겨 제대로 회사 못다녔을거다.

째웅리와 우리가 함께 만든 Daum의 문화는 이랬다.
물론 째웅리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되었겠지만, 모두들 최선을 다해 이런 어처구니 없는 문화를
즐겁게 만들고 유지해오던 우리였다.

이 사건 하나로 나의 회사에 대한 commitment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째웅리를 신뢰하게 된 것 만은 아닐 것이다.
위와 같은 태도의 일관성을 보아왔기에, 난 그를 믿고, 우리 다음을 믿는다.

째웅리가 정치권로비와 분식회계를 했을리 없다.
Daum이 정치권로비와 분식회계를 했을리 없다.

주변에 여휴자금 있는 사람들에게 빨리 주식사두라고 메신저를 날리고 있는 나...흠...
날 믿어주려나...


:

괴물 같은 녀석일것 같다.
지적인 욕망에 과장되이 들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현학을 일삼다가,
현실로 회귀했나 싶었더니,
'다카세가와'에서는 농밀하고도 요염한,
분명 작가 자신의 경험담을 기반으로 하지만,
또 언젠가 나도 한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가도,
또는 이런 장면이 한번쯤 일어날 것 같은 느낌에 들뜨게 하더군.

사실 책을 그리 깊이 빠져서 읽지 않는다.
눈은 종이위의 글자들을, 관심은 책과 그 외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난삽한 글읽기에 익숙하다보니,
책을 덮은후 책에 대해 그리 큰 인상을 남기지 않아왔건만...

흠...책에서 눈을 떼기가 어려웠다.
정사장면에 대한 세세한 묘사만이 아니라,
남녀간에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상황, 과거에 대한 회상,
말로 표현하지 않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감정의 교감들이
너무 신선했다.

괴물 같은 놈 같으니라구....

:

플라이대디...

film 2006. 8. 7. 15:28 |
이준기를 보러왔겠지,
근데 이문식을 보고 손바닥이 터져라 박수치다, 흐느끼며 울먹이는 여성들이 몇 있었다.

괴물이 괴물처럼 전국 50% 이상의 스크린을 먹어버린 요즘,
플라이대디가 몇십만 이상의 관객들을 끌어들이긴 어려워보인다만은,

암튼 다른 사람들이 보건 말건, 나랑 꽃돼는 은근 즐거웠삼,
책으로도 한판 봐줘야쥐~~~!!!


:

흠..첫경험

etc. 2006. 5. 26. 11:50 |
첫경험은 늘 새롭고,
진지한 기대를 낳는다.

이것저것 많이 따져보는 스탈이 아니지만,
호기심이 많이 생기는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