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크와 바느질 하는 중국소녀'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6.09.20 다이 시지에의 두권의 소설
다이 시지에라는 중국 소설가를 알게되었다.
그의 소설 두권을 읽었는데,
하나는 '발자크와 바느질 하는 중국소녀'이고, 또 다른 소설은 'D의 콤플렉스'

'발자크....'는 68년 문화대혁명 이후 '하방정책'이라는 브르조아 강제이주정책에 의해,
산골짜기에서 살게된 사춘기 소년 둘과 그마을 바느질 소녀의 이야기이고,
'D의 콤플렉스'는 프랑스에서 프로이드 전공으로 10년을 유학하고 귀국한 한 남자의 좌충우돌 방랑기(?)이다.

D의 콤플렉스 줄거리를 좀더 이야기하자면, 프로이드 전공, 꿈의 해석자, 40대의 숫총각 남자인 유학파 지식인 뮈오는 자신의 첫사랑 후찬이 불법사진을 유포한 혐의로 감옥에 갇혀 사형당할 위기에 처했음을 알게 된다. 그 후찬에게 사형을 언도하고 집행하는 D판사의 소망은 숫처녀와 하룻밤을 보내는 것...(즉 D판사가 후찬을 석방시키는 조건은 숫처녀와의 하룻밤인 것이었다.) 뮈오는 그때부터 숫처녀를 찾기위해 여인들의 꿈을 해석하는 여행을 떠난다. 즉 여인의 꿈을 듣고 그 여인이 숫처녀인지 아닌지를 구별해내는 것, 결국 그는 오랜 친구이자 동네 이웃이며, 결혼한 첫날밤 남편이 자살해버린, 시체방부처리사를 D판사에게 보내기로 하지만, D판사는 시체방부처리사를 맞이하기 전에 의문의 죽음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흠...뮈오라는 남자주인공은 중국식 돈키호테 혹은 채플린 같기도하다는...

공통점이라면 극악한 주인공의 상황에서도 키득거리게 만드는 웃음이 있다는 것이고,
사회나 국가라는 거대권력이 개인의 삶을 한계짓기도 하지만,
인간은 나름의 방식대로 슬기롭게 극복하는 위트와 유머를 잃지 않는다는 훈훈함이 함께 살아있는 소설들인 듯했다.

문화대혁명이라는 배경의 흥미로움이나, 스토리 자체의 아슬아슬함은 '발자크.....'가 더 나았으나, 'D의 콤플렉스'의 '뮈오'라는 주인공이 워낙에 찰리 채플린과 돈키호테를 섞어놓은듯한 강렬함이 살아있어 더 인상적인 것 같기도하다.

중국...가보지는 않았지만,
열혈 자본주의 모드로 치닫고 있다지,
그렇게 사회가 변해가는 속에 어느 한시절 일상의 왜곡을 경험한 자들과,
또 어렵사리 그 시절을 통과해온 자들의 추억과 쓸쓸함이
두 소설과 비슷하게 사람들의 표정에 남아있는걸 상상해본다.

그리고 여전히  TOP 은 날 괴롭히고 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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