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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 pale blue dot

book 2007. 8. 7. 03:57 |

베르베르의 파피용과 칼세이건의 책 두권을 함께 샀다.
이건 우연이었다.

파피용을 읽고, 칼세이건으로 넘어간다.
추억의 영화 '콘택트'의 원작자...
그리고 그는 골수성 백혈병으로 죽었다.

다들 베르베르의 신작에 열광하고 있지만,
칼세이건의 저 찬찬한 느낌의 제목, '창백한 푸른 점(지구)'를 읽다보면,

칼세이건의 음성이 파피용에서는 성경의 묵시론적인 예언과 결합되어
찰칵하는 테잎이 돌아가는 정감어린 구식 녹음기를 통해 재생되는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실의 문제라기 보다는 세계관의 문제....

인간이 생기기 5일 전에 생긴 우주, 인간은 신의 모습을 본딴
온 우주를 호령하는 제2인자이다. 보시기 좋았더랬다고 하셨다고들 하는데,
그건 직접듣지 않아 잘 모를일이다.
그래서 온 우주도 인간이 사는 지구를 중심으로 돌아야했다.
이런 세계관이 깨진건, 코페르니쿠스가 아닌척 예를 쓰면서 덮어놓았지만,
코페르니쿠스 다음엔 걸출한 갈릴레오갈릴레이가 있었다.
천체망원경 구멍으로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없는 나는
그가 목성주위를 도는 위성의 움직임을 보며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확신이 생긴
그 원리를 알지 못한다.
나의 이해수준과는 별개로,
지구는 태양계의 중심도 아니고, 태양계는 우리가 속한 은하의 변방에 멀찍이 밀려나 있고,
태양같은 별은 우리 은하에만도 천억개인데, 우주엔 우리같은 은하가 또 천억개라고 하네.
우주에 있어서, 아라비아숫자는 의미가 없는듯...

이중에 창백하게 푸른 지구같은 행성은 오직 하나밖에 없을까.
그 지구를 무지막지하게 폭력적으로 군림하는, 그리고 인간과 인간사이를 비열한 권력으로
그물지어놓은 이 끔찍한 인간과 같은 존재가 사는 행성이 정말 오직오직오직오직....
하나밖에 없을까.

파피용의 그들은 그곳을 향해 떠난다.
최소 천년, 그들의 50세대쯤 후손이 다을까 말까한 곳,
실제로 있어보이긴 하나, 확신이 가지 않는 그곳,
그곳이 아니면, 또 다른 별을 찾아 천년을 가려했던 그들,
그들이 떠나는 이유는 마지막 희망은 오직 탈출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태양계를 벗어날 즈음, 보이저 2호는 카메라를 다시 지구 방향으로 돌려 사진을 찍는다.
저멀리 보이는 pale blue dot...
그곳에 우리가, 내가 살고 있다.

파피용을 타고 떠난 그들은 도착했을까....또다른 창백한 푸른 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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