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20주기

book 2009. 2. 26. 16:17 |
팀 후배들이 기형도가 누구냐고 메신저로 물었다.
난 '음...대한민국역사상 최고의 시인이지' 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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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기형도 시인


나의 답이 다시 전체메시지로 돌았단다. 저 대답을 재밌게 받아들인거다.
그럴수 있지머...
암튼 기형도가 죽은지 20년이 된단다.
그렇다면 내가 고등학교 2학년으로부터 20년이 지난거다.

빈집, 대학시절...등을 읽으면서 찌릿해했던 기억이 아직도 너무 새롭다.



대학시절
                                            - 기형도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
은백양의 숲은 깊고 아름다웠지만
그곳에서는 나뭇잎조차 무기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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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이자 유고시집


그 아름다운 숲에 이르면 청년들은 각오한 듯
눈을 감고 지나갔다, 돌층계 위에서
나는 플라폰을 읽었다, 그때마다 총성이 울렸다
목련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
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
존경하는 교수가 있었으나 그분은 원체 말이 없었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자 나는 외톨이가 되었다
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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