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옛날 생각이....

etc. 2006. 10. 16. 23:39 |

98년 10월이었다.
군대 이후, 마지막 학기였고,
난 학부때 열심히 안한 전공에 대한 미련 때문에 6개월째 대학원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느날 아는 선배한테 취업할 생각이 없냐는 제안이 있었다.
제안한 선배의 친구의 직장선배의 이전직장  동료가 회사를 만들었는데,
사람을 뽑는다나...(이런 복잡함은 늘 별볼일 없이 끝나리라는 한줄 불길함을 낳는 법...)

함께 스터디하는 인간들에게 하루만에 통보했다.
IMF 때문에 학점좋은 동기들 중 단한명도 직장이 없던 때였고,
여력이 없는 형편이 늘 뒤통수에 걸렸었던 터라, 갑자기 눈을 찔끔감고, 결정 해버렸다.
( 내인생에 이렇게 조금씩 쌓아오다가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통에 일을 그르치는 적이 많았지. )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처음 취직 할때,
난 스스로 정치사회문화적인 나와,
경제적인 나를 구분해서 살겠다고 약속했었다.

출근해서 퇴근할때까지는 경제적인 동물로서, 회사의 이윤과 자본의 논리에 철저히 복종하며 살것이라고 다짐했고,
그렇지만 난, 나고, 진정한 나는 회사로부터 철저히 구분되어진, 정치사회문화적인 나에게서 찾겠다는...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고,
내가 바라는 바, 내가 지향하는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혼돈스러워지는데에는 채 몇년이 걸리지 않았다.

오늘 친구가 오랜만에 메신저를 보내왔는데,
녀석도 뻔히 여러 일로 복잡한 녀석인데,
이런저런 이야기로 선수를 쳤다.
녀석의 한숨이 마포로부터 한강을 넘어와 여기 꽂힌다.

미안, 친구~~좀더 잘살아주지 못해서~~!!!

맥주나 한잔 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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